Essay 스타트업은 경쟁하지 말고 병목을 팔아야 한다
- 소프트웨어를 만들 때는 library와 framework를 써서 거인의 어깨 위에 서려고 함. 그런데 막상 서비스를 만들 때는 그 거인과 경쟁하려는 경우가 많음
- AI 시대에는 app을 잘 만들수록 frontier lab, 대기업, 작은 스타트업이 모두 그 시장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커짐
- LLM 덕분에 software generation cost가 0에 가까워질수록, PMF가 확인된 시장은 더 빨리 붐비게 됨
- 초기 스타트업이 살아남는 방법은 경쟁을 더 잘하는 게 아니라, 경쟁을 피하고 대기업이 귀찮아하는 병목을 푸는 쪽에 가까움
왜 app으로 정면 경쟁하면 위험한가?
- app을 잘 만든다는 건 시장이 있다는 신호를 밖으로 보여주는 일이기도 함
- PMF가 보이면 경쟁자가 들어옴. 대기업, frontier lab, 다른 스타트업, 오픈소스 프로젝트까지 같은 방향으로 몰릴 수 있음
- 특히 AI app은 더 위험함. 예전에는 기능을 구현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지금은 LLM 때문에 software generation cost가 계속 내려가고 있음
- 즉 기능 복제 비용이 내려가고, 좋은 UX를 따라 만드는 속도도 빨라지고, distribution을 가진 회사가 비슷한 기능을 붙이기 쉬워짐
- 초기 스타트업은 인력, 자본, 유통망에서 대기업을 이기기 어려움. 모든 분야가 이미 경쟁이 빡세고, 단순히 더 열심히 만든다고 방어가 되는 시대는 아닌 듯함
그러면 스타트업은 어디를 파야 하나?
- 답은 경쟁을 피하는 것임
- 모두가 눈앞의 application market을 보면서 경쟁할 때, 아직 시장이 미성숙하거나, 기술 부채가 많거나, 아무도 제대로 하고 싶어하지 않는 niche를 찾아야 함
- 여기서 중요한 건 “작은 시장”을 고르는 게 아니라, 미래에는 무조건 올 것 같은데 아직 남들이 본격적으로 안 하는 영역을 선점하는 것임
- 예를 들어 모델 회사들이 직접 end-user app을 만들 수는 있지만, 그 app을 만들기 위한 데이터 수집, 평가, 검증, 운영 파이프라인은 귀찮고 어려운 경우가 많음
- 스타트업은 그 파이프라인 안에서 제일 병목이고, 내부에서 하기엔 비싸고 느리고, 외부에서 더 잘해주면 바로 돈을 낼 문제를 찾아야 함
| 방향 | 위험 | 더 나은 질문 |
|---|---|---|
| 대기업과 같은 app 만들기 | 대기업이 기능을 붙이면 바로 압박받음 | 대기업이 그 app을 만들 때 막히는 병목은 무엇인가? |
| PMF가 보이는 시장에 뛰어들기 | 경쟁자가 빠르게 늘어남 | 아직 시장은 작지만 반드시 커질 인프라는 무엇인가? |
| 기능 차별화만 믿기 | LLM으로 복제 비용이 낮아짐 | 복제하기 어려운 데이터, 운영, 검증은 어디에 쌓이는가? |
| 고객을 직접 빼앗기 | 영업과 유통에서 밀릴 수 있음 | 대기업이 더 잘 팔 수 있게 돕는 부품은 무엇인가? |
대기업을 돕는 쪽이 왜 더 강한가?
- 대기업과 경쟁하지 말고, 대기업이 잘할 수 있게 도와주는 회사를 만들 수 있음
- 대기업은 돈이 있고, 고객이 있고, distribution이 있음. 대신 내부 프로세스가 느리고, 새 병목을 빠르게 직접 풀기 어려움
- 그들이 서비스를 만드는 파이프라인 중에서 가장 귀찮고, 어렵고, 품질 관리가 필요한 문제를 풀어주면 좋은 사업이 될 수 있음
- 핵심은 “자체 in-house보다 싸고, 빠르고, 퀄리티가 좋다”를 증명하는 것임
- 이 방식은 대기업의 경쟁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대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공급자가 되는 전략임
usedesktop은 왜 이 방향인가?
- 내가 만드는 usedesktop도 이 방향으로 가고 있음
- frontier lab들이 CUA 모델을 훈련하려면 그냥 화면 녹화가 아니라, 실제 업무 workflow에서 나온 verified data가 필요함
- 모델이 어떤 화면을 봤고, 어떤 step을 밟았고, 어디서 틀렸고, 어떤 결과가 성공인지 알아야 RL training이 가능해짐
- 이 verified data를 만드는 일은 귀찮고, 어렵고, 품질 기준이 높음. 하지만 모델 회사 입장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병목임
- 그래서 usedesktop은 end-user app으로 frontier lab과 경쟁하기보다, frontier lab들이 더 좋은 모델을 만들 수 있게 필요한 고품질 데이터를 만들어주는 방향에 가까움
AI 시대 스타트업은 app을 만들면 안 되나요?
아예 만들면 안 된다는 뜻은 아님. 다만 app 자체만으로 방어하려면 점점 어려워질 수 있음. app 뒤에 복제하기 어려운 데이터, workflow, distribution, 운영 노하우가 같이 쌓여야 함.
대기업을 돕는 스타트업은 어떤 문제를 찾아야 하나요?
대기업이 돈은 있지만 내부에서 하기 싫어하거나 느리게 하는 문제를 찾아야 함. 특히 데이터 검증, 품질 관리, 반복 운영, 모델 평가처럼 정확도와 속도가 동시에 필요한 병목이 좋음.
1인기업도 이런 전략을 쓸 수 있나요?
가능하다고 봄. 오히려 1인기업은 큰 시장을 정면으로 먹기보다, 아주 좁지만 비싼 병목 하나를 빠르게 파는 쪽이 맞을 수 있음. 중요한 건 작은 기능이 아니라 큰 회사가 계속 돈을 내야 하는 반복 문제를 잡는 것임.
1인기업 관점
내 기준에서는 “대기업을 이길 수 있나”보다 “대기업이 귀찮아하는 걸 내가 더 잘해줄 수 있나”가 훨씬 좋은 질문인 것 같음. usedesktop도 결국 CUA 모델 트레이닝에 필요한 verified data를 만드는 병목을 잡으려는 시도임. 앱을 하나 더 만드는 것보다, frontier lab들이 앞으로 계속 필요로 할 데이터 생산 파이프라인을 잡는 게 더 현실적인 생존 전략일 듯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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